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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미라클 모닝 비슷한 것(?)을 해본 결과

'추석 연휴가 끝나고 서울에 올라오면 제대로 된 삶을 살겠어!'하며 상경했다. 그러나, 결과는 12시에 침대에 가서 4시까지 넷플릭스 보다가 11시에 일어나는 삶. 그러니까, 생산 활동에 쏟는 시간이 정말 짧았다. 

 

과외를 해서 돈을 버는 실질적인 '생산'과는 별개로, 나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활동들에 시간을 쏟고 싶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삶을 원했었지만, 안타깝게도 11시에 일어나는 사람에게 하루 24시간은 너무 가혹한 것이었다. 

 

11시에 일어나서 밥먹으면 대충 1시. 3시부터는 거의 과외하러 가는 길. 돌아오면 회의가 있거나, 아니면 지쳐서 쓰러지거나, 혹은 오늘 일 많이 했으니 놀아야지!하는 생각 뿐이었다. (내가 워커홀릭인건가? 쉬는 시간 마저도 죄책감을 느끼면서 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게다가 잠자리에 일찍 들어서 일찍 자면 분명 일찍 일어날텐데(이게 불가능한 줄 알았는데 할머니집에서 11시에 자니까 거짓말처럼 5시50분에 깼다), 그것도 아니었다. 넷플릭스, 왓챠를 옮겨가며 미드나 중드를 보거나, 조금 죄책감이 느껴지는 날에는 일당백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나름의 '지식을 쌓으면서 쉬는 행위'를 반복했다. 물론, 결과는 4시부터 수면. 

 

아무튼, 위와 같은 생활 패턴에 난 어느 순간 적응해 가고 있었고, 더욱 별로였던 것은 기상 시간 때문에 운동도, 독서도, 공부도... 뭐 의무가 아닌 것은 하나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새벽 3시에 공부를 하겠다고 각 잡고 있을 수는 없지 않으니까. 그래서 미라클 모닝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하려고 했었고, 실제로도 처음에는 그렇게 했는데, 백신맞고, 주말이고, 연휴이고.... 하다 보니 사실 친목 모임이 되어 버렸다. 다만, 나 혼자 미라클 모닝을 하는데 다른 친구들에게 까지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서 나도 이번주 월요일부터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미라클 모닝의 정의(? 정석? 암튼)는 10시에 자서 5시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난 도저히 10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날 용기가 없었다. 어느 커뮤니티에서 미라클 모닝의 최대 단점을 '재밌는 일들은 모두 내가 잘 때에 일어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그래서 스스로 조금 타협하기로 했고, 11시에 자서 6시에 일어나는 패턴을 실천하려 노력했다. 그래서 이건 미라클 모닝 비슷한 것이 되었다. 

 

내 수면 데이터같이 아주 사적인 정보까지 공개하다니... 무튼 대부분 나는 11시나 12시 사이에 잠들었고, 오전 6시나 7시 근처에 깼다. 비록 4일차지만, 이제는 적응하려고 하는 것 같다. 물론 저 데이터의 '아웃라이어'는 수요일인데 이거는 知音之家에서 宿하느라, 사실 私談하느라 늦게 잤다. 그래서 知音이가 강제로 기상해야 하는 8시쯤 어쩔 수 없이 잠에서 깼다. 

 

혼자서 자는 날에는 나름 잘 실천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람의 '습관'이 바뀌기 까지는 약 21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도 이 패턴을 21일 동안 유지해서 실천하면 나름 '아침형 인간'으로 바뀌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미라클 모닝을 하면 좋은 점은 하루가 정말 길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별로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많다면 하루의 시간이 길다는 것은 최대 장점이다. 나는 요즘 HSK 5급을 공부하고 있는데, 과외도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려면 미라클 모닝을 통해서 약 5시간? 정도의 '생산성 있게 활용할 의지가 있는 시간' 확보가 필수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내가 미라클 모닝으로 확보한 시간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나는 책도 더 읽고 싶고, 글도 더 쓰고 싶은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중국어 공부하고 나면 3시간씩 잡아 먹혀 있고, 운동하고 나면 2시간씩 잡아 먹혀있다. 과외는 이동 시간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뭔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더하려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지'도 고민해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투두메이트를 쓰면서 나 혼자 열심히 살지 않는다는 죄책감을 덜어버리려 열심히 할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지만, '투두 리스트'를 쓰는 것 만으로는 '효율적인' 시간 관리가 어렵다는 것이 밝혀졌고, 또 많은 퍼블리 작가가 그렇게 이야기했다. 

 

이제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고민할 시간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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