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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얼굴을 아는 사람은 천하에 가득하지만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가

명심보감의 교우편(交友篇)에서는 “相識滿天下 知心能幾人”, 서로 얼굴을 아는 사람은 온 세상에 많이 있으되,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겠는고, 하는 말이 나온다.

내가 더 힘들수록, 피폐해질수록 마음을 아는 사람들, 그리고 나의 말을 경청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소중하다. 최근에 내가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과 통화를 했다. 기본 2시간씩 이어졌던 이 통화들은, 여자들의 통화가 그렇듯, ‘만나서 더 자세한 이야기하자’하는 마무리로 모두 끝났다. 나는 투머치 토커이지만, 정말 끊기지 않고 두 세시간씩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의 마음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그들의 마음도 내가 보고 느낄 준비가 되어있는 그 친구들은 정말 많이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물론 모두가 친구?는 아니지만 말이지...

위에 나와 통화한 친구 중에 한 명은, 내가 지음(知音)이라 부르는데 백아와 종자기처럼 서로의 소리를 들어줄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이라는 뜻이다. 매개는 소리지만, 결국 마음을 아는 친구라는 뜻이 아닐까?

또 어떤 친구는 나와 항상 뇌를 동기화했다고도 하는데, 소름돋게 항상 같은 농담을 한다. 그리고 어떤 드립도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바로 알아채곤 한다. 말이 조금 웃겨서 그렇지 이것도 마음을 아는 친구이다.

사실 1시간 7분 통화한 사람은 아빠이다. 요즘은 거의 주식 이야기밖에 안하지만, 나의 고민을 진심으로 나눌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맞아 요즘 내 고민은 주식이라 그래;)

1월 11일에 통화한 저분은 우리 이모이다. 생각보다 나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서 나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기도 한다.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알고 있고, 그에 따라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그때마다 너무 고맙다.

분명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4명이나, 혹은 4명 뿐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하루에 두 시간씩 통화하면서 느낀 점은 이거다. 난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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