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dongohdongoh 2020. 12. 28. 23:03

2020년. 트위터에서 2020년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는 트윗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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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tter Asked People To Define 2020 In One Word & The Replies Are Spot On! - Diva Magazine

  What started off as a smooth year quickly turned into one of our worst nightmares with the corona virus pandemic hitting us and the world shutting down. For many it’s a year we’ll be telling tales about to our grandkids! And twitter asked it’s 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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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도비에서는 실행취소를 뜻하는 Ctrl+Z라고 2020년을 정의했는데 웃기면서도 참 씁쓸하다. 2020년은 인류가 겪은 최악의 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스페인 독감 이후로 100년여 만에 한 번 온 전염병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주었다. 마스크를 끼고 다녀야 하고, 해외여행은 웬만해서는 꿈도 못 꾸게 되었으며, 이제 대형 모임도 눈치보는 세상이 되었다. 과거 드라마들을 보면 마스크도 안 끼고 거리두기도 안 한 채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모습이 나오는데, 작년까지 너무나도 당연했던 그 모습이 이제는 전생의 일처럼 느껴진다. 

 

대충 팬데믹 때문에 상황이 저랬다면, 한 해 동안 나는 어땠을까? 팬데믹은 나도 피할 수 없는 것이어서, 나의 모든 수업들은 비대면으로 전환이 되었고, 나는 기숙사 방에서 모든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시험을 치뤘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새로운 한 해이자 적응하느라 바빴던 한 해였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나는 올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못했으며, 2021년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잘한 것

1) 바쁜 와중에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다

 

대외활동을 하면 봉사활동 시간을 주는 것이라 진정한 의미의 봉사활동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종류로는 약 세 개 정도의 봉사활동을 했다. 청소년 친구들과 역사 공부도 하고, 자존감과 관련된 강연도 했으며, 국정감사 모니터링 등의 법률 봉사활동도 했다. 교육봉사나 일손돕기 봉사가 아니라서 직접적으로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된 활동들이라고 생각한다. Y.A.H. 역사 활동은 지나치기 쉬운 서울 문화재인 선정릉의 홍보 활동을 했고, 법률 봉사활동에서는 국정감사 모니터링을 통해서 나라가 대충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모니터링 하기도 했다. 정당화 같아보이지만 어쨌든 보람있다. 

 

2) 학업적으로 좋은 성과를 유지할 수 있었다

 

나는 조금 보수적인 사람으로써, 학생의 본분은 어쨌든 공부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나는 공부 외에 뚜렷한 플랜이 없었기 때문에 공부라도 열심히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일학년 때부터 받아왔던 좋은 성적은 2학년 때에도 유지할 수 있었다. 재난지원학점??이 나에게도 지급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전공을 3-4개씩 듣는 학기들이었는데 나름 잘 버텨낸 것 같다. 물론, 다른 친구들처럼 21학점씩 듣고 그런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내가 만족했으니 됐다. 교양 하나하나도 만만치 않은 로드가 주어졌고, 전공은 두말할 나위없이 어려웠다. 그를 잘 버텨내 준 스스로에게 감사할 뿐이다. 

 

3) 주식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주식 계정은 작년부터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돈을 많이 잃기도 했고, 그래서 투자하는 것을 꺼리기도 했다.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나와 같은 개미 투자자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 그래서 조금 더 공부했고, 일정의 수익을 얻기도 했다!

주식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점점 노동소득만으로는 내가 가난해지겠다는 깨달음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서울에서 과외 알바를 하면 한 달에 약 50만원을 받는다(주2회 2시간 기준). 더 충격적인 사실은 20년 전과 가격이 변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물가는 아주 많이 올랐다. 당시 서울대학교의 한 학기 학비가 5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250만원이다(인문대 기준). 그러니까, 대학 학비로만 보면 물가가 5배나 올랐는데, 학생들의 주 수입원인 과외비는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과외 시장의 특수성 때문인가? 비교를 위해 아버지께도 여쭤 보았다. 15년 정도 전에 아버지의 초봉은 3600만원, 당시 바깥에서 한 끼 사먹는 돈이 4000원이었다. 지금은 한 끼 사먹는 돈이 8000원이지만, 연구원 초봉이 7200만원에 육박하지는 않는다. 우리의 구매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즉, 노동 수익만으로는 어떤 직업을 갖든 점점 구매력은 떨어지겠구나, 시대가 지날수록 열심히 일하고 가난해지겠구나 생각했다. 반면에 주가나 부동산은 어떤가? 버블일지는 모르겠지만 부동산 가격은 최근에 폭등했다. 가만히 있는 집값이 몇배씩 뛰는 것을 보면서, 노동 수익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음을 확실히 느꼈다. 그래서 난 주식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 못한 것

1) 독서를 게을리 하였다

 

밀리의 서재를 결제해놓고, 혹은 읽고싶은 책을 골라놓고는 하나도 안 읽었다. 겨우 전공서적과 리딩 자료를 소화하는 데에 급급했을 뿐이다. 억만장자들은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면서 책을 몇권씩을 읽어댄다는데, 어쨌든 남는 시간이 많은 내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음 학기는 휴학도 하는겸 열심히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름의 비판적 독서를 위해 일주일에 한 권씩은 서평을 쓰기로 했다! 

 

2) 운동을 게을리 하였다 

 

비싼 돈 주고 PT를 등록했지만, 가끔은 늦어서 가지도 못했고, 서울대입구가 너무 멀어서 간 적이 별로 없었다. 물론 한 달 정도는 정신 차리고 매일매일 운동했지만, 더 운동할 수 있었을 기회에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코로나 2.5단계가 풀린다면 헬스장에 다시 갈 것이다.